한때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로 주목받았던 전남 고흥군.
바다와 산, 따뜻한 날씨, 저렴한 땅값까지 더해지며
2000년대 중반부터 귀농·귀촌 1번지로 불리던 곳입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고흥은 더 이상 긍정적인 이미지로만 기억되지 않습니다.
각종 통계에서 ‘소멸위험지수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도시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흥군은 어떤 도시인가요?
전라남도 남동부 끝자락에 위치한 고흥군은
동쪽으로는 여수, 북쪽으로는 보성, 남서쪽으로는 해남과 인접해 있으며,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과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도시입니다.
총 인구는 약 6만 2천여 명(2025년 기준),
그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44%에 달하며,
20~39세 청년 인구는 전체의 10% 미만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극단적으로 적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귀촌 열풍은 왜 ‘일시적 성공’으로 끝났을까?
고흥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귀촌 성공 모델로 소개되었습니다.
수많은 도시민이 전원생활을 꿈꾸며 고흥으로 이주했고,
지자체도 적극적인 귀농지원 정책을 펼치며 외형상 인구 감소세를 다소 늦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많은 귀촌 인구가 은퇴한 고령층이었고,
장기적으로 지역 내 일자리나 커뮤니티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한 채 재이주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고흥 귀촌 실패의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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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와의 갈등 (기존 주민과의 문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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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험 부족으로 인한 생활 적응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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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및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가족 단위 이주에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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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감과 외로움으로 인한 정착 포기
결국 고흥군의 귀농·귀촌 정책은
‘잠깐의 인구 증가’라는 착시 효과만 남긴 채
지속 가능한 지역 활력으로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고흥의 소멸위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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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인구: 약 62,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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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9세 여성 인구 대비 65세 이상 비율: 소멸위험지수 약 0.23 (고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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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통폐합 수: 최근 10년간 20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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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전입보다 전출이 3배 이상 많은 지역
이런 수치는 고흥이 단순한 고령화 도시가 아니라
‘회복 불가능한 인구 구조에 진입한 도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고흥군의 현재 시도와 한계
고흥군은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1. 청년 유입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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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마을 프로젝트’,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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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적으로 청년층이 매력을 느낄 만한 일자리·문화·주거 환경 미비
2. 귀농·귀촌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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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자금, 주택 리모델링 비용 지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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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령 중심 귀촌 인구는 지역 유지에 제한적 효과
3. 우주산업 중심지 개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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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 인근을 개발해 항공우주 산업 중심지로 육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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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기적이며 지역 전반에 걸친 효과는 제한적
한마디로, ‘젊은 인구가 머물기 위한 근본 조건’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체감: “여기선 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고흥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역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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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진학 후 돌아올 이유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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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도 멀고, 버스도 하루 몇 대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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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곳, 배울 곳, 일할 곳… 아무것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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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은퇴 후 조용히 살기엔 좋지만, 젊은 사람은 못 버텨요.”
이처럼 삶의 질, 기회,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 등
청년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고흥군 소멸위기의 핵심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흥의 미래는 정말 사라지는 것일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행정단위로서 유지가 어렵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읍·면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군 단위 폐지 또는 타 지자체와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흥처럼 자연환경이 뛰어난 지역은
디지털 노마드 또는 재택근무 기반 청년 이주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단, 이를 위해선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장기 전략 방향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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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인프라 강화 – 고속 인터넷, 공유오피스, 주거 공간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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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창업 지원 – 로컬 브랜드, 관광, 콘텐츠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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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이 원하는 주거환경 조성 – 쉐어하우스, 문화 공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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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교육과 보육 환경 투자 – 가족 단위 정착 유도
마무리하며 – 조용히 사라지는 도시, 고흥
고흥군은 더 이상 ‘귀촌의 성공 모델’이 아닙니다.
지금은 인구 구조의 한계와 정책 미비로 인해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청년이 돌아올 수 있는 도시,
자연 속에서 삶과 일을 연결할 수 있는 도시로 바꾸어 나갈 수 있다면
고흥은 다시 한번 전국의 주목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방 소멸은 단지 고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현실을 알고,
변화의 시작에 동참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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